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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가르 푸엔숨, 세계 최고 미등정 봉우리가 품은 신비의 왕국

by mandaling 2025. 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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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가르 푸엔숨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미등정 산이자 부탄의 성산입니다. 인간이 한 번도 오른 적 없는 이 봉우리가 간직한 미스터리와 자연, 문화적 신비를 소개합니다.

 

곤가르 푸엔숨, 세계 최고 미등정 봉우리가 품은 신비의 왕국

 

1. 곤가르 푸엔숨은 어떤 산인가요?

곤가르 푸엔숨(Gangkhar Puensum)은 해발 7,570m로 측정된 바 있는 부탄과 중국(티베트) 국경지대에 위치한 고산입니다. 이 산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미등정 봉우리라는 특별한 타이틀을 지니고 있습니다.
즉,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정상을 밟은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영원히 등정이 금지된 산이라는 점에서 전 세계 산악계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곤가르 푸엔숨’이라는 이름은 티베트어로 “세 신령이 수호하는 백설의 봉우리”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이 산이 부탄인들에게 신령이 거하는 성산으로 여겨져 온 오랜 전통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 산은 한때 ‘세계에서 가장 높은 미측정 산’이었으나,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GPS 기반 고도 측정으로 7,570m로 공식 발표되었습니다. 일부 지도에서는 고도가 7,540m로 표기되기도 합니다. 참고로, 이 산은 8000m급은 아니지만 7500m 이상이라는 점에서 기술적으로 매우 높은 산에 속합니다.

 

하지만 이 산은 그 어떤 고산보다도 사람들에게 접근이 불가능한 영적 장소로 남아 있습니다. 부탄 정부는 1994년, 전국 산악 등반 금지 조항을 법으로 제정하였고, 곤가르 푸엔숨은 그 대상 중 가장 상징적인 존재가 되었습니다.


 2. 왜 아직까지도 미등정인가?

곤가르 푸엔숨은 단순히 ‘어려워서 등정하지 못한 산’이 아닙니다. 법적, 문화적, 종교적 이유로 등반이 아예 금지되어 있는 산입니다.

 

다음은 등정이 금지된 주요 이유입니다:

  • 1. 부탄 정부의 법률: 1994년, 부탄은 6,000m 이상 모든 산에 대해 등반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했습니다. 이는 산에 거주하는 신령과 영적 존재를 방해하지 않기 위한 조치로, 국민 대다수가 불교 신앙을 바탕으로 하는 부탄의 전통을 반영한 결정입니다.
  • 2. 신성한 산에 대한 존중: 곤가르 푸엔숨은 단순한 자연물이 아니라, 수호신과 승려의 영혼이 깃든 성역으로 인식됩니다. 등반은 곧 ‘모독’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부탄 국민 대부분이 등반 시도 자체를 반대합니다.
  • 3. 접근성 문제: 이 지역은 육상 접근이 매우 어렵고, 고도 측정마저도 오랫동안 정확히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인근 국경지역이 중국-부탄 간 영토 분쟁 지역이라 외국인의 출입이 까다롭습니다.

1970~80년대에는 몇 차례 일본, 오스트리아, 영국 원정대가 등정 허가를 받거나 시도하려 했으나, 실제 정상 도달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1999년 이후, 중국 측에서도 국경 근처에서 곤가르 푸엔숨의 위성 피크 일부를 탐사하려 했으나, 부탄 측의 반대로 무산되었습니다.


3. 곤가르 푸엔숨 트레킹과 조망 포인트

비록 정상 등반은 불가능하지만, 곤가르 푸엔숨의 위엄을 멀리서나마 마주할 수 있는 트레킹 루트는 존재합니다.
대표적으로 부탄의 루나나(Lunana) 지역 트레킹은 이 산을 조망할 수 있는 루트 중 하나이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험난한 고산 트레킹 코스로 손꼽힙니다.

 

루나는 지역은 일반 여행객의 접근이 제한되어 있으며, 허가받은 소수의 전문 트레커만이 일정 기간에 한해 입산할 수 있습니다.

코스는 보통 20일 이상 소요되며, 해발 5,000m 이상 고개들을 수차례 넘는 극한의 여정입니다.

트레킹 중에는 빙하호수, 야크 목장, 전통 불교 마을, 만년설과 히말라야 초지 등이 어우러지며, 하늘과 맞닿은 곤가르 푸엔숨의 실루엣을 조망할 수 있는 날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경외감을 느끼게 됩니다.

 

트레킹 도중에는 현지 셰르파나 야크몰이꾼과 함께하며, 고산 신앙의 진정한 현장을 경험하는 순례 같은 여정이 됩니다. 실제로 일부 방문자는 종교적 목적의 순례자들과 동행하거나, 곰파(사원)에서 하룻밤을 머무르며 티베트 불교의 진수를 체험하기도 합니다.


4. 곤가르 푸엔숨의 생태계와 문화적 가치

곤가르 푸엔숨은 미등정 산이라는 점 외에도 히말라야 생물다양성의 보고로 평가받는 곳입니다. 이 지역은 부탄 국립생물권보호구역에 포함되어 있으며, 극지형 환경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고산 동물과 식물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주요 서식 종으로는 눈표범, 히말라야 타르, 붉은여우, 블루쉽, 히말라야 몽구스 등이 있으며, 계절마다 드문드문 고산 화초가 피어나는 절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문화적으로 곤가르 푸엔숨은 부탄 전통 신앙과 티베트 불교의 접점에 있습니다.
산에는 산신령, 명상승의 영혼, 수호령들이 거주하는 곳이라는 믿음이 강하며, 이곳을 순례하는 행위 자체가 큰 덕을 쌓는 것으로 간주됩니다.

 

그렇기에 곤가르 푸엔숨은 단순한 등반 대상이 아닌 ‘영적 대상’으로 간직되어야 한다는 것이 부탄 국민의 공통된 생각입니다.

오늘날에도 부탄은 관광 수익보다 전통과 영적 가치를 더 중요시하며, 곤가르 푸엔숨은 그 상징적인 존재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결론: 곤가르 푸엔숨, 인간이 오르지 않은 마지막 신성한 봉우리

곤가르 푸엔숨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산’입니다.


높이보다 더 중요한 것, 바로 존중과 신념, 자연과의 조화가 무엇인지 이 산은 묵묵히 알려줍니다.
현대 문명이 정복한 것처럼 보이는 자연 속에서, 여전히 정복보다 존중이 먼저임을 상기시키는 마지막 공간,
바로 곤가르 푸엔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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