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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가파르밧, 히말라야의 살인마 산이라 불린 이유는?

by mandaling 2025. 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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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높은 산, 낭가파르밧은 ‘살인마의 산’이라는 무시무시한 별명을 갖고 있습니다. 그 명성과 위험성, 역사, 트레킹 루트까지 상세히 소개합니다.

 

낭가파르밧, 히말라야의 살인마 산이라 불린 이유는

 

 

1. 낭가파르밧의 개요와 이름의 유래

낭가파르밧(Nanga Parbat)은 해발 8,126m로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높은 산이며, 파키스탄 북부의 길기트발티스탄(Gilgit-Baltistan) 지역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 산은 히말라야 산맥의 서쪽 끝에 자리 잡고 있으며, 지리적으로는 인더스 강 남쪽에 가까운 지점에 놓여 있습니다.

 

‘낭가파르밧’은 산스크리트어로 ‘벌거벗은 산(Nanga Parvata)’을 뜻합니다. 이는 수목이 자라지 않는 험준한 벽면과 흰 설산으로 뒤덮인 외형에서 비롯된 명칭입니다. 산 전체는 눈과 얼음, 거대한 바위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등반 루트마다 완전히 다른 환경과 풍경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 산을 더욱 유명하게 만든 건 그 이름보다도 ‘살인마의 산(Killer Mountain)’이라는 별명입니다. 이 명칭은 낭가파르밧 등반 중 희생된 수많은 목숨에서 유래됐으며, 실제로 20세기 초 독일 등반대들이 수차례 실패하고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생긴 악명 높은 별칭입니다.

 

오늘날에도 낭가파르밧은 여전히 위험한 산 중 하나로 꼽히며, 고산병, 날씨, 낙석, 눈사태 등으로 인해 숙련된 등반가만이 도전할 수 있는 고봉입니다.


2. 낭가파르밧의 등반 역사와 주요 루트

낭가파르밧의 등반 역사는 극적인 사건들로 가득합니다. 특히 1930년대 독일 등반가들의 잇따른 실패와 사망 사건은 전 세계 산악계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실제로 1934년 독일 원정대가 루팔 벽(Rupal Face)을 등반하던 중 눈보라와 기온 강하로 인해 10명이 넘는 희생자가 발생했습니다.

 

최초의 성공적인 등정은 1953년 오스트리아 출신의 전설적인 등반가 헤르만 불(Hermann Buhl)이 단독 등반으로 이루어냈습니다. 그는 산소통 없이 무려 41시간을 홀로 등반하여 정상에 오른 후, 극적으로 생환하며 ‘알피니즘의 정점’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현재 낭가파르밧의 주요 등반 루트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 루팔 벽 루트: 세계에서 가장 높고 거대한 산벽(약 4,600m)을 포함한 경로로, 극한의 체력과 기술이 필요합니다.
  • 디아미르 북측 루트(Diamir Face): 비교적 등반이 덜 험준한 코스로, 상업적 등반도 일부 이루어집니다.
  • 마제노 능선(Mazeno Ridge): 세계에서 가장 긴 능선 등반 루트로, 약 10km에 달하는 봉우리를 따라가는 초고난도 코스입니다.

낭가파르밧은 단순히 기술적인 등반이 아니라, 인간의 정신력과 생존 능력을 시험하는 산입니다. 극한 환경 속에서도 평온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이 산은 여전히 전 세계 산악인들의 로망으로 남아 있습니다.


3. 낭가파르밧 트레킹과 페어리 메도우즈

등반이 아니라도 낭가파르밧을 가까이에서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는 바로 페어리 메도우즈(Fairy Meadows)입니다. 이곳은 히말라야에서 손꼽히는 고산 평원으로, 낭가파르밧을 마주보는 명소 중 하나입니다.

 

페어리 메도우즈는 해발 약 3,300m 고도에 위치하며, 푸른 초지와 침엽수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으로 많은 트레커들이 찾는 곳입니다. 특히 새벽이나 해 질 무렵, 낭가파르밧의 설산이 붉은빛으로 물들 때의 장면은 사진가들 사이에서도 ‘한 번은 담아야 할 풍경’으로 꼽힙니다.

 

이 지역까지 접근하려면 파키스탄 길기트 지역에서 라이코트 브리지(Raikot Bridge)까지 이동한 후, 지프와 도보를 통해 오를 수 있습니다. 길은 좁고 험하지만, 그만큼 ‘지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을 보는 길’이라 불릴 정도로 감동적인 여정입니다.

 

또한, 디아미르 베이스캠프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트레킹이 가능하며, 캠프에서는 낭가파르밧 북면의 절경을 가까이서 마주할 수 있습니다. 캠프에서는 야크 방목지, 빙하, 티베트풍 마을 등을 지나며 히말라야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기회도 가집니다.


4. 낭가파르밧의 생태·문화적 가치

낭가파르밧은 생태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지역입니다. 인근은 파키스탄 히말라야 생물권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고산지대의 독특한 생물종이 분포해 있습니다. 눈표범, 히말라야 타르, 붉은판다, 머스디어 등 다양한 희귀 동물들이 서식하고 있으며, 고산 식물도 다양하게 분포합니다.

 

특히 이 지역은 지형적으로 극단적이면서도, 기후 변화에 민감한 환경이라 과학적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빙하 후퇴와 극한 날씨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문화적으로도 낭가파르밧은 신성한 산으로 여겨집니다. 지역 주민인 칠라스족, 훈자족, 발티족 등은 낭가파르밧을 ‘산신이 거주하는 장소’로 여기며, 불경한 행동을 삼가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산에 오르기 전 푸자(Puja) 의식을 치르거나, 바위에 기도 문구를 새기는 등의 문화도 존재합니다.

 

지역 경제는 관광과 트레킹 산업을 통해 유지되며, 현지 가이드, 포터, 숙박업자들에게 낭가파르밧은 삶의 터전이자 자부심입니다. 따라서 이 지역을 방문할 때는 문화적 존중과 환경 보호의 자세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결론: 낭가파르밧, 인간과 자연이 가장 극적으로 만나는 곳

낭가파르밧은 단순한 고산 이상의 존재입니다.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산이자, 대자연의 위엄과 신비가 깃든 장소입니다. ‘살인마의 산’이라는 별명 이면에는 그만큼 많은 도전과 생명이 스며든 역사가 있고, 오늘날까지도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압도적인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히말라야의 끝자락에서 마주하는 낭가파르밧, 당신의 삶에 깊은 울림을 줄 여정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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