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왕산(周王山)은 경상북도 청송군에 위치한 해발 721m의 국립공원 산으로, 기암절벽과 폭포, 전설이 어우러진 산입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기암괴석의 웅장함과 아름다운 계곡, 그리고 신비한 전설 덕분에 전국적으로 잘 알려진 명산입니다.
1976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주왕산은 제2의 금강산이라 불릴 만큼 풍경이 수려하며, 특히 가을철 단풍과 폭포의 조화는 사진작가와 등산객들 사이에서 명소로 손꼽힙니다. 또한 사계절 모두 즐길 수 있는 산행지로, 가족 단위 여행객부터 숙련된 등산가까지 모두에게 사랑받는 장소입니다.
1. 주왕산의 전설과 문화유산 – 주왕의 전설이 살아 숨 쉬는 산
주왕산이라는 이름에는 신비한 전설이 깃들어 있습니다.
‘주왕’은 중국의 주나라 마지막 왕으로, 정치적 혼란을 피해 이곳 청송의 깊은 산속으로 숨어들어와 살았다는 설화에서 유래했습니다. 그가 은둔한 이곳은 주변이 천혜의 요새처럼 둘러싸여 있어 실제로도 피난처로 적합한 지형입니다.
그 중심에는 주왕굴, 주왕암, 절벽에 숨어든 전설의 터전들이 존재합니다.
특히 주왕굴은 전설 속 주왕이 머물렀다는 동굴로, 지금도 그 신비함을 간직한 채 탐방객들의 흥미를 끕니다.
이 외에도 대전사(大典寺)라는 유서 깊은 사찰이 주왕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신라 진덕여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진 대전사는 지금도 불교 순례길로 유명합니다.
주왕산은 또한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일부로, 퇴적암 절벽과 화강암 지형, 다양한 암석 노두 등으로 지질학적 가치도 높습니다. 그래서 단순 산행 외에도 지질 탐방 코스나 해설 프로그램을 체험하는 이들도 늘고 있습니다.
2. 주왕산 등산코스 – 폭포 따라 걷는 힐링형 산행
주왕산의 산행은 일반적인 험준한 등산과는 조금 다릅니다. 폭포와 계곡을 따라 걷는 탐방 중심 코스가 많고, 대부분 비교적 평탄하게 조성되어 있어 등산 초보자나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적합합니다. 하지만 능선이나 암봉 코스를 선택하면 산악의 매력도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① 대전사 – 제1·2·3폭포 – 용추폭포 – 주왕굴 코스 (가장 인기 있는 코스)
이 코스는 주왕산 탐방의 대표 코스로, 왕복 약 5.5km 정도 거리이며, 2~3시간 소요됩니다.
대전사에서 시작해 제1폭포, 제2폭포, 제3폭포를 거쳐 용추폭포와 주왕굴까지 이어지며, 폭포의 시원한 물소리와 기암절벽의 장관을 동시에 즐길 수 있습니다.
가을철에는 양쪽 계곡길이 단풍으로 물들어 장관을 이룹니다.
② 절골 – 절골폭포 – 후리메기 코스 (조용한 자연 탐방길)
이 코스는 비교적 탐방객이 적어 조용한 분위기를 원하는 분들에게 추천됩니다.
절골계곡은 여름철 시원한 계곡 트레킹 명소로 유명하며, 물길을 따라 걷는 트레킹형 탐방로입니다.
폭포 소리와 숲길이 어우러진 이 코스는 가족끼리 혹은 연인과 함께하기에 안성맞춤입니다.
③ 주왕산 능선 종주 – 가메봉 코스 (상급자용)
더 도전적인 등산을 원하는 분들은 가메봉(882m)까지 이어지는 능선 코스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 코스는 왕복 12km 이상, 5~6시간 이상 소요되며, 가파른 오르막과 내리막, 암릉 구간이 많아 체력이 요구됩니다.
하지만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주왕산 전체 능선과 청송 일대 조망은 그 수고를 충분히 보상해 줍니다.
3. 주왕산 사계절 – 폭포의 청량함과 단풍의 절경
주왕산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모두 매력이 확연히 다른 산입니다.
가을 – 단풍과 절벽이 어우러진 풍경
10월 중순~11월 초, 주왕산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단풍 명소로 변모합니다.
특히 폭포 코스는 단풍이 양쪽에서 터널처럼 드리워져 장관을 이룹니다. 제1폭포에서 용추폭포까지 이어지는 단풍 터널은 사진 애호가들의 필수 방문지입니다.
여름 – 폭포 소리와 시원한 계곡길
주왕산 여름은 계곡 트레킹의 진수입니다. 절골, 용추폭포, 주방천 계곡 등은 맑고 차가운 물이 흐르며, 폭염 속에서도 시원한 그늘과 물놀이가 가능한 자연 탐방로입니다.
봄 – 야생화와 연두빛 신록
봄철에는 주왕산 전역에서 노루귀, 현호색, 얼레지 같은 야생화가 피어나며, 숲이 연두색 신록으로 변하면서 걷는 즐거움을 더합니다. 이 시기에는 폭포 주변의 물안개 풍경도 인상적입니다.
겨울 – 얼어붙은 폭포와 눈 덮인 기암괴석
겨울에는 폭포가 얼어붙어 거대한 빙폭이 되며, 고요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눈이 쌓인 주왕산은 마치 동화 속 풍경 같아 겨울 산행지로도 매력적입니다. 단, 미끄럼 방지 장비 필수입니다.
4. 주왕산 여행 팁 – 교통, 입장료, 주차, 준비물
- 입장료: 국립공원 입장료는 무료, 대전사 관람 시 문화재 관람료 약 2,000~3,000원 별도
- 주차장: 대전사 입구, 절골탐방로 입구 등 유료 주차장 이용 가능 (4,000~5,000원)
- 교통: 청송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주왕산 방면 버스 또는 택시로 20분 내외 이동
- 산행 준비물: 걷기 편한 등산화, 물, 간식, 계절별 장비(여름엔 벌레기피제, 겨울엔 아이젠 필수)
- 탐방 시간: 오전 6시~오후 6시 / 일몰 전 하산 필수
마무리 – 전설과 풍경이 어우러진 자연 속 쉼터, 주왕산
주왕산은 단순한 산이 아닙니다.
전설이 살아 숨 쉬는 공간,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쉼터,
폭포와 단풍, 계곡과 암벽이 조화된 절경이 있는 곳.
어떤 계절에 가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걷는 내내 마음이 가벼워지는 산입니다.
도심을 벗어나 자연 속에서 휴식을 원할 때,
시원한 폭포와 고요한 숲길이 필요한 날,
주왕산이 그 해답이 될 수 있습니다.